
반도체 산업은 해마다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업무 적응은 물론, 경력 관리조차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현업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반도체 최신 기술들을 정리해보고,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기술에 주목해야 할지 차근차근 짚어보려 합니다.
공정 미세화와 GAA 구조의 도입
반도체 소자의 공정 미세화는 더 이상 단순히 ‘작아지는’ 기술이 아닙니다. 최근 들어 5nm, 3nm를 넘어 2nm 이하 공정까지 연구가 진행되면서, 단순히 회로 폭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Gate-All-Around) 구조는 기존 FinFET의 한계를 극복하고 채널 제어 능력을 더욱 정밀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MBCFET이라는 GAA 기반 구조를 개발해 양산 준비 중이며, TSMC도 2nm 공정부터 GAA 구조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 기술자, 설계 엔지니어 모두에게 이 구조의 이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습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AI 시대의 새로운 요구
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걸맞은 메모리 기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AI 서버,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등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HBM은 TSV(Through Silicon Via)라는 수직 적층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 칩을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좁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E를 넘어 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NVIDIA, AMD 등 AI 칩 제조사와의 협업도 더욱 긴밀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메모리 분야에서도 단순 용량이 아닌 대역폭, 전력 효율, 발열 관리 등 다방면의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징의 진화와 첨단 공정 통합
최근 몇 년 사이 반도체 패키징은 단순한 후공정이 아니라, 제품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2.5D, 3D 패키징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다양한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통합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인텔의 Foveros, TSMC의 CoWoS, 삼성전자의 I-Cube 등은 대표적인 첨단 패키징 기술 사례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설계, 공정, 테스트 부서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해지며,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패키지 구조를 고려한 설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패키징 전문 인력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고, 기존 공정 엔지니어나 설계 엔지니어도 패키징 기술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분위기입니다.
지금 반도체 업계는 소자, 공정, 설계, 패키징, 테스트까지 모든 영역에서 기술 융합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직무에 따라 관점은 다르겠지만, 어느 부서에 있든 최신 기술 트렌드에 대한 이해는 곧 업무 효율과 성장 가능성에 직결됩니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도 기술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작은 관심을 기술력으로 바꿔보는 게 좋겠습니다.